비 한 자루

2013. 7. 3. 08:30family/행복한 이야기

 

 

석가모니의 제자 가운데 머리가 둔한 반특이 있었다.

하루는 반특을 안타깝게 여긴 형이 말했다.

“너는 어려운 것을 못 외우니 간단한 말부터 외워라.

따라 해 봐. 말과 생각과 행동을 악하게 하지 말고,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해치지 말고,

오직 바른 생각으로 공(空)을 보면 고통이 없을 것이다.”

하지만 반특은 이 말조차 외울 수 없었다.

그래서 자신의 우둔함을 탓하며 석가를 찾아갔다.


“저는 바보임이 틀림없습니다. 선생님의 제자가 되기는 틀렸어요.”

그러자 석가는 빙그레 웃었다.


“바보면서 바보인 줄 모르는 사람이 정말 바보다.

너는 스스로 바보인 줄 아니 정말 바보는 아니지.”


석가는 반특에게 비 한 자루를 주며 “먼지를 닦고, 때를 씻는다.” 라는 말을 들려주었다.

반특은 이때부터 그 말을 열심히 외우며 곳곳을 청소하고, 동료들의 신발을 씻었다.

그러면서 반특은 자기 마음의 먼지와 때도 씻어 냈다.

번뇌에서 벗어난 반특은 결국 큰 깨달음을 얻었다.

석가가 이를 보고 다른 제자들에게 말했다.


“어려운 말을 외우는 것만이 좋은 건 아니다.

아무리 짧은 말을 외우더라도 오직 그것에 열중해야 한다.

쉬운 일을 할 때도 그렇다. 보아라. 비 한 자루를 든 반특이

너희보다 먼저 깨우치지 않았느냐?”

 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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